[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일본 라쿠텐은행을 비교기업으로 선택했다. 디지털 기반 영업 구조와 성장 단계가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한 지점에 머물러 있다. 왜 하필 라쿠텐은행이었느냐는 질문이다.

라쿠텐은행은 단순한 인터넷은행이 아니다. 일본 최대 이커머스·핀테크 그룹인 라쿠텐그룹의 플랫폼 생태계 한가운데에 있다. 결제와 포인트, 이커머스가 얽힌 구조 속에서 고객을 묶어두는 방식이 은행 실적을 넘어선 성장 기대를 만들어 왔다. 라쿠텐은행의 밸류에이션에는 이런 ‘그룹 프리미엄’이 전제돼 있다. 은행 단독 수익 모델을 강조해 온 케이뱅크와는 출발선부터 다르다.
케이뱅크는 이러한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라쿠텐은행의 단순 PBR에 시장조정계수를 적용했다. 일본과 한국 자본시장의 밸류에이션 차이를 고려해 KRX 은행지수와 TOPIX Banks 지수의 평균값을 조정계수로 활용했다.
그렇지만 시장조정계수가 케이뱅크와 라쿠텐은행 간의 비교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해 주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과 일본 자본시장에서의 은행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차이를 보정하는 방식은 제시됐지만, 그룹 플랫폼 프리미엄이 전제된 라쿠텐은행의 구조적 특성을 케이뱅크가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시장조정계수는 한국과 일본 시장의 차이에 대한 보정일뿐, ‘왜 라쿠텐은행이었는가’라는 질문에는 답이 되지 못한다.
라쿠텐은행을 비교기업에 넣으면서 케이뱅크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국내 상장사인 카카오뱅크 단독 비교보다 라쿠텐은행을 포함하면서 평균 PBR은 높아졌고, 이는 공모가 밴드 산정의 기준이 됐다. 그 결과 라쿠텐은행이 비교 가능해서 포함된 것인지, 아니면 더 높은 거래배수를 정당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케이뱅크에게 이번 IPO는 세 번째 도전이다. 앞선 두 차례 상장 무산 이후 시장의 시선은 한층 더 엄격해졌다. 왜 라쿠텐은행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는 한, 이번 IPO를 둘러싼 논란 역시 쉽게 끝나기 어렵다.
/김민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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